[스크랩] 하울하기~(1부 )
휴가 첫머리는 간절곶에 랠리 코스에 죽었습니다.
아직도 휴유증이 남아서 몸이 쑤시네요.
하루 푹쉬었지만 피로는 여전한듯 싶구요.
여수 큰처남 집으로 가자던 마눌께서 갑자기 진로를 변경하네요.
전남이 아니라 올해도 강원도랍니다.
작년 여름 휴가에 처제가 빌렸던 콘도 옆에 무슨 학교 기숙사를 작은 처남이 빌려놨다네요.
장인 장모도 여수 계획을 취소하고 동해안을 택하셨다며 강원도 행이라네요.
여차저차 해서 통일 전망대 라이딩도 폭파 되었는데 가족이 도와 주는듯 싶어서 속으로 쾌재를 부릅니다.
이것 저것 챙겨 싫고 캐리어를 달아서 자전거를 꽁무니에 매달아서 출발을 해봅니다.
원주까지 단숨에 달려 도착했는데 가족이 제대로 모이질 않네요.
덕분에 하루는 린 피로를 그냥 처가에서 풀어 봅니다.
드디어 8월 1일 속초를 향해 달려가는데 마음은 통일 전망대에 있습니다.
장모와 집사람 그리고 딸아이와 저를 포함한 네명이 아무도 통일 전망대를 가본일이 없습니다.
생각보다 속초에서는 먼 거리이더군요.
50키로는 족히 될듯 싶네요.
학창시절 피서철에 다녀왔던 송지호가 눈에 들어 옵니다.
그때는 휴전선이 이렇게 가까운줄 모르고 왔었습니다만 지금에 다시와서 살펴보니 바로 코앞이네요.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그냥 해안가에서 해수욕만 해서 그랬나 봅니다.
당시도 정말 아름답고 다음에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꼽고 싶었는데 다시 봐도 맘에 드는 곳입니다.
우리나라 제일 북단에 있다는 화진포그리고 화진포 해수욕장 주변을 보니 신선이 노니는 곳 같습니다.
김일성,이기붕,이승만별장이 불과 1키로 남짓한 거리를 두고 있는데 경관이 정말 예사롭지 않네요.
통일 전망대는 방문하는 인원이 워낙 많아서 인가 예전 철원지역을 방문했을때는 통일안보교육을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생략이 되네요.
대신 주차료 3천원과 일인당 관람비 2천원씩을 징수하고 민간인통제구역 출입증을 차량에 한장씩 붙히고 들어가도록 하네요.
자전거 탈 분위가 아닌거 같아서 북녁하늘만 바라보고 차량으로 이동 했습니다.
날이 너무 맑고 화창해서 가시거리 또한 너무 좋으네요.
멀리 금강산과 북한 지역의 해안가 모습이 만원경 없이도 너무 잘 보이더군요.
목적이 다른데 있으니 간단히 관람을 끝내고 서둘러 화진포까지 왔습니다.
드디어 자전거를 내리고 집사람과는 해수욕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라이딩을 시작합니다.
더운 날씨이고 물을 계속 마셔대도 끝이 없는데 땀은 별로인거 같습니다.
분명히 흐르고 있는데 금방 증발이 되는듯 싶습니다.
목적지 봉포해수욕장까지 35키로 되는 구간을 달렸습니다.
바다에 풍덩 뛰어 들어 잠시 해수욕을 즐겨 봤습니다.
동해 바다는 역시 기온이 너무 차가워서 오래 있기 힘들더군요.
바글대는 조카들을 포함한 13명 대식구입니다. 그래도 이번은 겨우 1/3정도 모여서 조금은 덜 시끄럽습니다.
바닷가에 왔으니 회 한접시는 해야 하기에 샤워를 끝내고 속초시내?우르르 몰려가서 영금정에 있는
횟집을 찾았습니다.
비싸긴 드럽게 비싸고 손님이 많아서인지..속터져 죽는줄 알았습니다.
2시간 넘게 걸려서 띠엄띠엄 겨우 밥먹었습니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갔습니다.
이젠 다시 울산을 향해 라이딩을 준비 해야합니다.
아침 일찍 출발 해야 좋겠지만 여럿인 식구들과 박자를 맞추니 10시나 되어서 출발입니다.
일단 봉포 해수욕장에서 강능 방향입니다. 체력이 되면 친구가 있는 동해 까지 가고 싶습니다.
50분을 달려서 20키로를 지나는 휴식 지점에 라이딩 동참자 확인 전화를 해봤습니다.
그제 원주에 도착 했을때 전화를 하셨길래 휴가 계획을 대충 말씀드리니 강능까지 버스로 오시겠다고 하셔서 전화 드렸더니 ㅋㅋ 기억이 가물 가물 하시다네요.
처음 관심 가져주셨던 대공원엠티비 정사장님은 어제 부산까지 가셔서 미리 버스표까지 김성옥님꺼랑
같이 예약을 하셔서 11시 40분 부산을 출발하여 아침 6시 전후로는 강능에
도착을 하신다고 하시네요.
안그래도 핑게가 없나 싶은데 목적지를 강능까지로만 해야할 이유가 확실해져서 동해까지 가는 것을
포기 합니다.
내일 부터는 일행이 생겨서 좀더 수월한 라이딩이 될듯 싶네요.
딸리는 체력에 1시간 라이딩은 정말 어렵더군요.
좌우에 볼거리는 너무 많았구요.
소초를 출발하면서는 우측에 설악의 웅장함이 맑은 시야로 한눈에 들어 옵니다.
공룡능선의 아름다움이 한폭의 동양화를 보여주고 주문진을 지나며 오대산의 깊은 숲의 모습이
그 자태를 자랑합니다.
멀리 대관령에는 풍차가 돌아가며 대충 헤아려도 20여개가 넘는 풍력 발전기가 힘차게 돌아 가는 모습도 눈에 들어 옵니다.
좌측으로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바닷가와 해안선이 시원한 바람을 불어 주네요.
정말 강원도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고장 입니다.
땀흘리며 강능에 도착하니 72키로쯤을 탄듯 싶네요.
일찍 도착 한터라 경포대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옥수수도 사먹고 경포 근처를 어슬렁 거려 봅니다.
경포호수를 처음으로 한바퀴 돌아 봤습니다.
반대쪽은 자전거와 보행자 전용도로인데 정말 시원하고 깨끗하게 잘 갖춰졌더군요.
약 4키로쯤 되는 거리를 벤취에 누워보기도 하며 그야 말로 초절전 관광모드로 돌아 봤습니다.
이젠 오늘 저녁 잠자리를 걱정 해야 합니다.
강능 시내로 들어와서 찜질방을 찾습니다.
버스 터미널앞에 있는 현대차 영업소에 들려서 길을 물었습니다.
음료수며 커피에 빈 물병까지 채워주시며 굉장히 친절한분을 만나서 신세를 졌습니다.
고맙더군요.
한두군데 찜질방을 가르켜줘서 겨우겨우 한집 찾았는데 오아시스라는 커다란
건물이던데 자전거를 보관할 만한 장소가 없다네요.
입구에 좀 놓고 싶은데 손님들 귀찮아 하신다며 저 밖에 열쇠걸어 놓으라는데...
속으로 투덜대며 그냥 나왔습니다.
파출소에 맡기려고 찾아봐도 동네 치안이 좋아서인가 " 어디지?" 이러네요..ㅎㅎㅎ
자전거 타고 다시 경포 방향으로 한집 더 찾아 봤습니다.
"송원 불가마 찜질방"
여기도 똑같은 소리 하면 어쩌나 싶습니다.
문 입구에 좀 놓겠다고 하니까 카운터 아가씨가 멀뚱~ 보더니
"그거 밤에는 문닫는데 자동문이이라서 자꾸 열리는데요?"
역시 똑같나 싶어서 한번 바라봤더니...아가씨 하는말~
"그러지 말고 그럼 아예 여기에 들여 놓으세요~" 이러네요.
우와~ 이렇게 기특한...그냥 카운터에 고맙습니다 하고 뒤도 안돌아 보고 밀어 넣었습니다.
찜질방 사용료 5천원~
아가씨한테 고맙다며 음료수값좀 줬더니 극구 사절하네요.
샤워 사악~하고 나서 시원한 음료 몇병 사다 줬더니 너무 고마워하네요.
내가 더 고마운데...
근데 이 찜질방은 엄청 괜찮네요.
남자사우나 시설도 대단하기도 하고 저지 벗으면서 이거 좀 빨면 안될까요 했더니...
좋을대로 하세요 하네요.
샤워하고 말릴려고 사우나에 넣어놓고 나왔더니 카운터 남자분이
" 어째셨어요? 가지고 오세요 말려드릴께요~"
오늘 이 찜질방에서 감동 많이 받았습니다.
강능시외버스 터미널에서 경포가는 방향에 있는 "송원 찜질방"니다.
디비디 영화도 보여주고 이렇게 PC도 사용할수 있고 거기다 친절하고 너무 좋습니다.
흠이라면 여기 들어와서 이제 나가지도 못하고 꼼짝 못하고 내일까지 있어야 한다는 불편함이지만
감수해야겠죠?
내일 또 달려 보렵니다.
시간되서 내일도 이렇게 친절한 찜질방이 있기를 기대 해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