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백두대간랠리 8차 참가 후기
새해 부터 해보고 싶은 일들이 많습니다.
작년에는 올림픽 철인 삼종을 해보고 싶었는데 갑자기 어깨가 신통찮아져서
핑게김에 포기 했습니다.
불혹 나이를 넘겨 지천명에 이르러 자신감이 없어지니 아마 영원히 못할게 될듯 싶습니다.
올해는 왈바를 통해서 알게된 280랠리에 도전 해보고 싶어서 연초부터 금연에 들어갔습니다.
경원님이 그거 아무나 함부로 하는거 아니라고 하고 부단한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막연히 그럴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280키로를 36시간에 주행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별로 감이 잘 안오는게 사실입니다.
일단은 재작년 참석한 포항 행운로라이딩에서 알게된 알똥님이 올려준 백두대간랠리도 참가하고
싶은 좋은 행사라 생각이 되고 올해는 이것도 한번쯤은 꼭 해보리라 맘먹었습니다.
3월 첫 랠리가 시작될쯤 결혼식등이 겹치며 일정이 어긋나고 이번 4월 행사에 고개를 살짝
디밀었습니다.
손없는 날이라서 혼자 참석하기로 출사표를 던져놨고, 출발 삼사일전인 지난주에
살짜기 상봉부회장과 덕기님을 술한잔 하며 입에 파편튀며 백두대간 가자고 꼬드겼더니 못이기는체
살짝 넘어와줍니다.
이런건 말나왔을때 확실하게 회비거출을 해야지 코가 확실히 꿰입니다.
혹시나 술깨면 무효를 선언 할까봐 바로 참가비 10만원을 선불로 받아서 보관에 들어갔습니다.
21일 토요일
내일 참석할 백두대간랠리를 생각하면 하루쯤 쉬어 주는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상봉 부회장 전화가 옵니다.
간단하게 옥동산을 타자고 합니다.
내일을 위해서 쉬자고 하니까 그냥 살살 천천히 타자고 하네요.
말이 살살이지 저런데 속은게 하루 이틀 아니지만 오늘도 그냥 속아 주기로 했습니다.
홀로이 백두대간랠리에 참석해야 하는데 함께 동행해준다고 한 것이 고마워서라도 속아주는게
편한겁니다.
스캇 카본 풀샥을 새로구입한 회원과 유성님이 함께 하여 4명이 옥동산을 타고 왔습니다.
중간에 통화를 한 진만님이 샵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요즘 무척이나 업무가 바쁜데 마침 내일 일요일은 마침 쉰다고 하네요.
영주까지 가기로한 버스에 좌석도 널널하다는 정보가 있어서 오늘 함께 라이딩한 유성님과 진만님께도
백두대간을 꼬드겨 보니 붕어 입질하듯 찌가 수면위로 확~오르며 자빠집니다.
날쎄게 낚시대 손잡이를 잡아채며 회비 거출에 들어갔습니다.
원래 회비란 낙장불입과 일수불퇴가 철저히 적용되기 때문에 되돌림이 없습니다...
갑자기 혼자에서 5명으로 늘어나서 백두대간 랠리에 그 첫발을 딪는 초석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정말 집에 일찍 들어가서 한숨 자두는 것이 보약이지만 팬들의 성화에 소주 한잔과 당구
한판까지 깔끔하게 마무리를 했습니다.
준비를 하고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보지만 초딩 소풍가는 기분으로 잠이 잘 오지 않습니다.
12시 다되는 시간에 잠들어 한시간여를 잠시 눈붙히고 일어나 드디어 출발 장소인 문수구장에
도착해보니 일찍 도착하신 분들은 벌써 자전거가방에 짐을 꾸려서 차에 실어 놓고 바쁘게 움직이고
계십니다.
휴게소 한번 들려서 어슴푸레한 새벽을 열며 영주를 지나 부석면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른 새벽이지만 예약된 식당에 아침식사를 하시는 분들로 분주합니다.
비가 내릴지 모를 일기예보가 있는데도 백여명 넘는 라이더들이 모여서 그 열기와 관심으로 부석읍
내가 뜨겁습니다.
체중 조절등 준비를 끝내고 부석 초등학교에 모여 간단한 설명과 먼저가신 라이더에 대한
묵념을 끝으로 출발을 합니다.
라이딩 장소에 대한 사전 지식이 풍부하지 못한탓에 방향 구분도 못하고 그저 앞사람을 따라서
가는데 첫번째 업힐부터 빡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풍경은 모르겠고 그저 땅만바라보며 열심히 페달을 밟습니다.
첫번째 쉼터 마구령(이름이 가물가물합니다만...)에 도착 첫번째 휴식을 하며 사진촬영을 합니다.
비슷한 카메라가 많아서 상봉부회장 카메라는 여기서 부터 쥔장이 바뀌게 되어 지금은 평택 하늘
아래 있다고 하네요.
택배로 교환행사를 한다는 후문입니다.
부지런히 출발 부터 열심히 사진찍은 상봉님 카메라 분실로 이전이후 사진은 한참 뒤에나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저는 여기서 방풍의를 꺼내 입었는데 체력이 고수인 상봉,진만님 두분은 여름철 솔개팀복 하나로
강인함(?)을 보여 주셨습니다만 굉장히 추워서 업힐을 빨리 했다고 하더군요.
다운힐~ 엷은 안개가 깔린 잣나무 숲이 정말 아름다운 산인데 곳곳에 영주,제천엠티비 회원들의
랠리를 환영하는 플랭카드를 설치 해놓고 음료수등을 제공하며 반겨주시는데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단지 자전거를 함께 탄다는 이유로 전국 동호인의 끈끈한 정을 느끼게 해주는 자리였습니다.
(강원도땅을 밟고 온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충북에서 경북을 넘어드는 경계에서 한울엠티비 현석부회장 님의 펑크가 쉬는 시간을 만들어 주시네요.
쉴핑게를 만들기 위해 배낭을 열고 카메라를 꺼내서 시운전에 들어가봤습니다.
역시 체중이 튼실하셔서 펑크신을 맞이 하시는 듯 싶습니다.
천지를 모르고 다녔는데 충북과 경북 도계를 마구 왔다 갔다 했습니다.
선비의 고장 영주라고 합니다.
얼떨결에 따라나선 유성님이 비실거리기 시작하자 상봉 부회장님께서 에스코트를
실시하지만 이번 업힐에서 드디어 포터 신세를 지기 시작했습니다.
두번째 쉼터입니다.
임도인데도 영주 경찰서에서 경찰차 1대와 순찰 오토바이들이 도로라이딩 안전과
안내를 위하여 나와 게시더군요.
죽령 고개까지 안내를 잘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고개에는 여러가지 장승이 있었는데 특이한 장승을 발견 하여 주변분들께 가르켜드렸더니~ㅎㅎㅎ
사진의 표정처럼 너무들 좋아 하시네요~
여기까지는 체력 상태도 괜찮고 아직 살만 합니다.
다운힐과 도로 주행구간이 있어서 열심히 달리는데 오토바이 주행하시던 연세가
좀 드신 분같은데 접촉사고를 일으키시네요.
저희들 라이딩과도 관련이 있는듯 싶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조금만 천천히 가셨으면 괜찮아셨을듯 싶은데...
한참을 달려가는데 경륜 훈련장이 나오더군요.
다른분들 열심히 달려가는데 자전거 세우고 카메라 꺼내서 촬영했습니다.
잘 아시는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상봉부회장 아드님 훈련하는 장소랍니다.
아들 훈련하는 장소를 그 아버지는 "여기 맞심더~" 하고는 뒤도 안돌아 보고 달려가네요~
ㅎㅎㅎ
괜히 나만 관심 보인듯~
하여간 여기랍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 훈련장이...
영주를 외곽으로 돌고 정신 없이 달려서 풍기를 지나 드디어 죽령 아래에서
한숨 쉽니다.
덕기님 머리위로 보이는 곳이 죽령이라네요.
앞으로 넘어야 할곳~
그저 지리하기만 하더군요~
준비한 간식 약밥 같은걸 부지런히 먹어 보는데 갈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라이딩도 라이딩이지만 간식거리는 역시 잘 챙겨서 잘먹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잘먹어야 열심히 잘가겠죠?
간식준비 잘 합시다~
아래 사진은 참 존경스런 분이십니다.
여유있게 쉬고 있는 모습이 내공이 상당해 보이시죠?
환갑이시랍니다.
예전 같으면 할머니이신데 그냥 예쁜 이웃아주머니십니다.
첫 업힐에서는 조금 늦는듯 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오르지며 끝까지
흐트러짐 없이 완주 하시더군요.
물론 평페달입니다.
저 연세까지 저렇게 탈수 있다면 행복이겠죠?
죽어라 온듯 싶은데 60.7킬로미터 왔네요.
반쯤 온듯 싶은데...아이구 힘들어 죽는다~
점심먹고 찍었습니다.
죽령입니다.
예전에 아이들 어렸을때 고향에 오갈때면 자주 들렸던 곳인데 지금은 중앙고속도로가
개통되어서 전혀 들리지 않는 곳인데 두바퀴로 오게 되어서 감개무량했습니다.
죽령에서 점심을 맛나게 먹고 출발을 했습니다.
예전같으면 엄청 많은 교통량으로 위험한 도로지만 지금은 한가한 도로이고
라이딩에 최적의 다운힐을 보장하더군요.
얼마나 길게 내려오는지 점심먹은 식곤증에 잠이 오기 시작합니다.
입술을 꽉깨물고 잠깨며 내려왔습니다.
잠시 길을 잘못들어서 사인암 구간에서는 안그래도 모자라는 힘을 엉뚱한 길
업힐에 쏟아 부었습니다.
전화를 해서야 겨우 휴식 장소를 찾았습니다.
12키로 업힐을 해야 저수령이란 곳이 나온다고 하는데 ...
도대체 오늘의 끝은 어딜까? 끝까지 갈수는 있을까?
이런 것을 걱정하며 사탕과 초콜릿으로 체력을 보강해봤습니다.
휴식장소에 핀 꽃입니다.
민들레인가요?
하여간 색깔이 고운 꽃입니다.
폐교가 된 운동장에서 마지막 호흡 조절을 했습니다.
그래도 역시 상봉부회장과 진만님은 여유가 흐릅니다.
폐교에서부터 저수령까지의 업힐이 정말 힘들더군요.
여성 참가자의 꾸준한 업힐은 정말 대단하다 싶습니다.
아파오는 엉덩이를 어찌 주체하지 못하고 안장에서 들고 댄싱을 시도 해보기도
하지만 체력이 고갈입니다.
내려서 끌고 싶은 마음을 굳게 참으며 올라선 저수령~
기념 촬영 없이 갈수가 없습니다.
이어 올라오신 대단하신 분과 함께 기념촬영 했습니다.
말씀왈~
"어머머 난 괜찮은데 집사람 이 사진보면 어쩌려고 그러슈~"
표정도 밝고 좋으시네요.
옆길로 새는 임도가 있었습니다.
정말 신나는 다운힐이였습니다.
임도가 끝나며 도로라이딩을 정신 없이 하다 보니 갑자기 관광버스가 대기 하고 있는
장소가 나와서 참 허무 했습니다.
문경 외곽 장소네요.
그렇게 아프던 똥꼬가 갑자기 안아프더군요.
더 타고 싶었습니다~ㅎㅎㅎ
103.8키로를 탔습니다.
마무리 열심히 하며 자전거 가방에 넣고 짐정리~
간단한 뒷풀이 맥주와 음료수를 한잔씩하고는
차에 올라타서 정신 없이 잤습니다.
차안에서 잠꼬대 하시는 분도 계시더군요.
하고 싶은거 하고 와서 기분 좋은 하루 입니다.
차량섭외 간식준비등 편하게 신경써주신 김구민 사장님 덕에 편했구요.
울산 각클럽 회원님들 한께 해서 기뻣습니다.
불편하게 잠들고 부족한 잠자고 멀리 달려본 라이딩이지만 뿌듯함이 있어서 좋습니다.
다음달에도 겹치는 행사가 없어서 9차 랠리에 참석 할 수 있으면 행복이겠죠?
여러분~ 즐거웠습니다.
5월이 기다려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