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지여행
주산지~
언제부터 가보자고 한 장소이지만 정작 한번도 가보지 못하고 영상매체를 통해서
그 아름다움을 맛보는 것이 전부이지만 막연한 동경의 대상인데 어느날 마눌께서
누구랑 다녀왔는지 모르지만 두세번 다녀온 곳이라며 11월 첫주에는 꼭 한번 가보자고 하네요.
그것도 자전거를 타고 가잡니다.
울산서 출발해서 주산지까지...
150여키로는 되는 거리인데 간도 크네요.
처음 자전거를 시작하고 나서 두세번 정도 (회야댐,마우나업힐로 정자바다가기,은을암입구왕복)
함께 라이딩을 했지만 베란다에 항상 뽀얀 먼지 뒤집어 쓰면서 쳐박혀 있고 월간 행사로 한두번
출퇴근에 사용하면 그만인지라 주산지라이딩은 언감생심이죠.
그 동안 서방이 취미생활이라고 이것저것 시작하면 안따라 해본것이 없는데 자전거만은 사줘도
함께 하질 못했고 욕심은 앞서고 공사다망 하지만 몹시 따라해보고 싶나 봅니다.
가다가 못가면 버스타면 될거 아니냐는 통에 어짜피 힘들면 중도 포기하는 것이고 그렇게 타는건데
싶어서 동의 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11월3일이 결혼기념일인데 동의 안했다면 평생 머리 아플뻔 한것이고 잘 결정한
듯 싶습니다.
약속은 했는데 회사 일정을 살펴보니 11월 3일이 마침 체육대회와 겹치는지라 짱구를 굴려서 한주
먼저 가기로 했습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둘이서 자전거를 타고 주왕산까지 간다는 것은 둘다 무리
라고 생각되어 차량으로 이동하여 근처에 가서 1박을 하고 그저 설렁설렁하며 타는 것이 건강 해치지
않고 그저 여행 한번 떠난다 싶어서 그렇게 하기로 하였습니다.
26일 출발을 하여 경주를 지날 무렵 저녁식사를 하고 늦은밤 미리 예약한 청송자연휴양림 입구의
펜션겸 모텔을 운영하는 곳에 도착하여 하루를 보내고 27일 아침 차량을 파킹하고 자전거 마실에
나섰습니다.
친절한 쥔장께 주변지도를 구해서 문의 해보니 주산지까지는 17키로라고 하는데 실제라이딩을
해보니 20여키로쯤 됩니다.
안개가 내려 울긋불긋 물든 단풍과 함께 가을의 정취를 맘껏 느끼며 일단은 기분 좋은 다운힐을
하는데 다시 되돌아오는 길이 걱정이 됩니다만 뒷일은 모르겠고 내리 쏘는 맛이 즐겁죠.
한두개 정도 언덕을 오르니 주왕산휴게소가 있는데 보기보다 깔끔한 아침식사가 나옵니다.
안개 속의 주왕산휴게소에서 식사를 기다리며~
순두부찌게로 아침 식사와 커피까지 마시고 지도를 보며 다시 주산지로 향하는데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주변은 온통 사과 과수원인데 주렁주렁 달려있는 사과들이 잘익어서 먹음직 스럽습니다.
주산지 입구는 관광버스와 일반승용차들로 뒤 엉켜있어 자전거를 타고 가는 맛이 제대로 나네요.
입구에 개와 고양이는 입장불가하고 자전거는 탈수 없다라고 되어 있는데 못본척 그냥 타고 들어
갔습니다.
입구에서 조금 지나 사진 몇장을 찍고 끌차를 시작했습니다.
사람이 많아도 피해가면 되겠다 싶지만 좀 더 가을을 느끼고 싶어서입니다.
언덕을 걸어서 오르는데 낮익은 얼굴이 보이는데 경미샘이 동료교사분들과 함께 가을 여행을 이 곳으로
오셨네요.
반갑게 인사를 하고 함께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이 조그만 저수지 구경하러 정말 많은 사람들이 멀리서 왔습니다.
왕버드나무는 사진에서 많이 본 그대로 멋진 모습을 뽑내고 있더군요.
마눌과 함께
시간이 아직 넉넉하여 이제는 주왕산으로 향해 봅니다.
그리 높지 않은 언덕을 두개 정도 되고 10여키로쯤 되는 거리를 신선한 공기와 함께
쉬엄 쉬엄 달려가 봅니다.
주산지에서 주왕산을 가는 도로는 비교적 한적합니다.
이내 끌차~
언덕을 하나 오르며 나름대로 용을 쓰며 오른 마눌이 묻습니다.
마눌 : "이 정도 언덕이면 어느 정도 되지? 중급정도 되나?"
나 : "초급정도 되려나?"
마눌 : "이 정도면 따라다녀도 되는거 아냐?"
나 : 이제 겨우 25키로쯤 되는데 택도 읍찌~ 내가 라이딩가면 맨날 꼴찌로 따라다니는데 나보다
뒤에 오는 사람 거의 없는데..."
마눌 : .....
"너무 좋은데 그러면 한달에 한번이라도 가자~"
동호회 라이딩이나 백두대간 랠리에 가면 서방이 매일 뒤에서 헤메는지 모르고 이 정도면 됐다 싶은 모양입니다.
나보다 더 바쁜 마눌께서 뭐 제대로 타려나 모르겠습니다.
널널 라이딩을 한번씩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디어 주왕산 입구에 도착은 했는데 차량이 완전히 북새통입니다.
승용차와 관광버스가 뒤엉켜서 엉망인데 그 사이를 자전거로 빠져 나가니 정말 기분 좋습니다
형형색색으로 물들어가는 단풍은 정말 아릅답습니다.
주차장에서 주왕산 입구까지너무 많은 인파속이라 자전거도 어쩔수 없이 끌고 가야하더군요.
매표소 입구 주산지식당이란 곳에 마눌이 예전에 여행와서 식사 한 곳이라며 그 곳에서 점심을
먹자고 합니다.
길가 식당에 자리잡아 산채비빕밥과 파전을 하나 시켜 먹는데 인심 좋은 쥔아주머니께서
전을 하나 더 서비스 해주시는데 파전은 남기고 오히려 산듯한 나물향이 좋은 나물전은
동동주 한잔과 함께 후딱 먹어치웠네요.
어수리 나물이라고 하는데 맛과 향이 좋았습니다.
안내 경찰관에게 물어서 이젠 청송휴양림으로 돌아오는 길을 편하게 찾아 페달링을 해봅니다.
설렁설렁 다녀서 별로 땀도 안흘리는데 마눌은 아무래도 힘든지 머리카락이 젖을 정도로 땀이
나오나 봅니다.
도로는 차량으로 막혀서 엉망이지만 역시나 자전거의 위력으로 쉽게 길을 찾아서 한참을 달리니
아침식사를 한 주왕산휴게소가 다시 나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로 휴식을 취하고 휴양림으로~ GO GO~
힘든지 그냥 숙소로 들어가려는 마눌을 휴양림을 돌아보자고 꼬셔서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는데
안가봤으면 후회 될뻔 했습니다.
청송휴양림입구
청정지역에 자리한 휴양림은 경치와 맑은 공기로 휴가 최적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 정말 이쁜 곳이 많은 좋은 나라입니다.
여기도 입구에 사람이 없어서 무사통과 하고 구경도 잘 하고 왔습니다.
속도계의 주행거리는 48키로 중간휴식을 자주하며 6시간 반 정도 다녔나봅니다.
숙소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울산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해가 져서 어둑해질 무렵 다시 경주 석거돈에 들려 낙지전골로 저녁 공양을 끝내고 이제 이른 새벽
호남정맥 랠리를 떠날 준비를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함께한 마눌과 여행이 오래 기억에 남을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