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울산

[스크랩] 충주-군위까지(2부)

더기다 2007. 10. 9. 16:54

8월 1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발하기로 했는데 눈이 떠졌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장단지와 종아리에 알이 배서 딴딴하고 움직이기 싫습니다.


덕기님이 다리근육를 풀어 준다며 맛사지를 해주는데 통증은 있지만 효과가 있어서
곧 괜찮아지고 시원합니다.

 

충주를 떠나서 수안보를 향해 페달를 밟습니다.



어제와 달리 도로에 차량도 적고 날씨도 어제와 비슷하게 흐린날이라서 라이딩하기에
여름날씨 치고는 참을만 합니다.

국도변이라 아침에 문을 열어 놓은 곳이 많지 않고 정당한 거리에 허기를 면할 곳을
찾아야 합니다.


수안보 입구에 이르러 아침 식사를 하고 이내 출발을 해봅니다.
오늘의 이벤트는 이화령을 넘어야 하고 적어도 군위나 영천 정도는 가야 할듯 싶습니다.

수안보를 우회하는 도로를 타고 작은 업힐과 다운힐을 반복하며 수옥정관광지 옆을 지나
가며 사진도 찍어 봤습니다.


3번 국도를 계속타고 지나는데 이화령 이정표가 이상하게 나옵니다.
이제나 저제나 나올까 하며 지나는데 터널이 있어 무심코 지나고 보니 소조령 터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차량을 타고 지나던 길과는 많이 틀리네요.
길고 지루한 업힐을 하며 오르는데 멀리 이화령 정상이 보이고 다시 터널이 나타납니다.
이화령터널이 있더군요.


오늘의 이벤트가 사라져 버리는 순간인데 뭐 힘만 남는다면이야 다시 되돌아가서 이화령을
넘고 싶지만 참았습니다.

터널을 지나자 이제 경북땅을 밟는 순간입니다.


문경시 팻말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이 이화령 터널은 7~8년 전에 개인이 투자를 하여 통행료를 받아 왔었는데 판문점
라이딩을 하는 기념으로 8월 1일 저희 일행이 이 곳을 지나 갈것을 알고 축하 하는
의미로 통행료를 면제 한다고 합니다.

(사실은 채산성이 부족하여 일찍 국가에 그냥 헌납한다고 하네요.)



이화령을 넘은(?) 기념으로 계곡에서 잠시 물놀이도 하고 지역 특산물인 복숭아도 사먹으며
허기도 달래고 휴식을 취해 봅니다.


3번 국도를 계속 타고 내려오던중 뜻밖의 복병인 자동차 전용도로와 만나서 우회 하는 길을
찾아서 물어물어 문경 입구에 이르렀습니다.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피로가 밀려 옵니다.
점심후 잠시 수면 시간이라도 갖어야 할것 같습니다.

 

자장면과 탕수육으로 점심을 채우고 근처에 잠잘 곳을 찾았습니다.
작년 동해안 라이딩 경험으로 교회를 찾았는데 인심이 고약한지 굳게 열쇠로 채워있습니다.
할 수 없이 좀더 라이딩을 하며 학교를 찾았는데 문경여중입니다.
불쑥 찾아 들어가 복도에 누웠습니다.

 

마침 나오시는 선생님이 계셔서 장거리 라이딩을 하여 울산까지 가는데 피곤하여 쉬다 가겠
다고 하니 흔쾌이 허락을 해주시네요.
잠시 눈을 붙혀 잠이 들듯한 시간 벼락 같은 소리가 납니다.

 

"청년들~거기서 뭐하는거야?"
못들은체 하고 누워 있으니 다시 한번더 큰소리가 납니다.
"어이~ 청년들~@#%#^"
할수 없이 다시 일어나서 여차저차 하여 이렇쿵 저렇쿵 하며 설명하니 옆에 계시던
교장선생님(여자분)께서 끄덕끄덕 하시네요.
옆에 게시던 청년들 찾던 선생님도
" 어이구 그 먼데를 가시는데...창문 좀 확 열어서 시원한 바람도  들어 오게 하고 푹쉬다
가세요. 교장 선생님이 계셔서.." 하시며 멎적어 하십니다.

 

(문경여중)


 

두시간 정도를 푹쉬고 출발을 해봅니다.
문경 점촌을 빠져 나오는데 길이 쉽지 않습니다.
자꾸 돌아서 가는듯 하지만 그냥 신념을 갖고 도로를 찾습니다.


어제와 달리 한가로운 도로를 달려봅니다.

휴식으로 얻은 에너지가 폭팔하여 힘차게 얼마쯤 달리는데 항상 오르막과 내리막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문경을 벗어날즘 갑자기 벌떡 선듯한 업힐이 보입니다.
길이는 짧아서 1키로 채 안되는듯한 업힐인데 더위 먹을듯 싶어서 차량으로 이동을
하자고 했습니다.

 

덕기님은 힘차게 그냥 오르겠다고 합니다.
전 후다닥 차량으로 이동을 하였는데 덕기님이 끙끙 거리며 금방 뒤따르네요.


이제 28번 도로를 따라서 낙동을 지나서 의성으로 갑니다.
한참을 달려 20여키로를 온듯 싶어서 휴식을 하려는데 갑자기 덕기님이 헬멧을 놔두고
왔답니다.~
ㅎㅎㅎ~

갑자기 시무룩해지는 덕기님 표정이 재밋습니다.


차량으로 상봉님이 이동을 하여 헬멧을 찾으러 갔고 우리는 그냥 의성 방향으로 페달을
밟습니다.

한분은 주행일정을 살피러 지도를 보고 공부를 하시고 한분은 애타는 마음으로 헬멧만
찾아 오길 말없이 기다립니다.
(여기까지 한마디 말이 없던 덕기님이 멀리 보입니다.)


28번 도로가 예전과 달리 시원하게 뚫려 있고 도로가 끝날쯤 이제 대구와 군위 이정표가
우리를 즐겁게 합니다.

이제는 5번국도를 잘 따라 내려가면 될것 같습니다.



바닥은 소나기라도 내린듯 물기가 서려 있습니다.

오늘도 숙소 때문에 먼저 출발 시킨 상봉님 전화가 또 옵니다.
군위도 마땅한 숙소가 없어서 외곽지역에 다시 숙소를 찾겠다고 합니다.
어느 도시나 읍내 보다는 역시 외곽에 모텔이 많더군요.

드디어 군위를 앞두고 숙소를 찾아서 땅거미가 질 무렵 오늘 라이딩을 끝냅니다.


140 여키로를 달렸고 평속은 20키로를 조금 넘습니다.

 

겨우 찾은 숙소는 손님이 없고 하루살이 같은 날파리들이 드글거리는 좀 지저분한 방이지만
피곤에 지친 라이더는 코골며 잘 잤습니다.

 

 

 

출처 : ◎ 울산 솔개 MTB 클럽 ◎
글쓴이 : 현기덕 원글보기
메모 :

'판문점-울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판문점-장호원까지(1부)  (0) 2007.10.09
[스크랩] 군위-울산까지(3부)  (0) 2007.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