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울트라&280랠리

제4회울산울트라랠리

더기다 2007. 10. 9. 17:12

중공업 이치추 회장께서 공지사항에 올려주신 항공지도를 보면서 막연히 한번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갖고 시작한 울트라랠리~
여기 저기 구간을 한두번씩 끊어서 다녀본 거리라서 그냥 쉽게 생각을 했고 체력부족을 스스로 인정하고 하프코스 신청을 했지만  개인 사유지로 갈수 없다는 기수로가 빠져서 이정도라면 풀코스도 해볼만하지 않을까 하는 욕심도 내봤다.
한주 내내 목감기 비슷한것이 오락 가락 했고 금요일은 음주가무로 늦은 귀가를 하여 체력 상태가 별로였지만 토요일 저녁 배낭을 가볍게 챙기고 강촌 대회부터 가지고 다니던 부적도 잘 간수를 했다.
이른 새벽 4시반에 기상하여 샤워하고 집사람이 정성스레 챙겨준 아침을 대충 먹고 준비하여 출발이다.
해안 도로를 시속 80키로로 정속 주행을 하는데 두바퀴 회원들이 열심히 페달을 밟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길래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어 주었다.
두번째 약속장소인 고려화학 앞에서 차를 세워 자전거를 조립하며 출발 준비를 하며 기다리는데 회원들이 하나 둘씩 도착하기 시작한다.
돌이켜 보면 페달질을 시작한지 이제 만1년의 시간을 보낸 셈이다.
작년 여름 휴가에 새벽별보고 출근하여 달빛아래 퇴근 하는 빠듯한 시간과 불러오는 아랫배를 걱정하여 시작한 자전거 출퇴근이 자연스레 산잔차질로 변하였고 주말에 조금씩 생기는 짜투리 시간을 아낌 없이 회사앞 마골산에 투자하여 지금은 이 새벽에 집사람을 깨워 자전거를 타러 나오는 판이니 이젠 자전거가 삶의 일부로서 완전히 자리 잡은듯 싶다.
어슴푸레한 새벽을 열고 여명 속의 맑은 기운과 페달링이 어우러져 상쾌하게 염포만을 질주하니 자축 1주년을 기념하는 오늘의 랠리가 행복하게 다가온다.

6키로를 달려서 도착한 동구청~
오늘의 출발 장소이다.
일년여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새로 익힌 얼굴들과 반갑게 수인사를 나누며 동지애를 느끼는 시간을 뒤로 하고, 간단한 식전 행사와 기념사진 촬영을 끝내고 출발을 하는데 바로 업힐이 시작된다.
지난주 처음 올라본 염포산과는 길이 다르다.
새로 길을 만든 곳도 있고 일반 임도를 통과 하는 곳도 있는데 전문 진행요원들도 아닌 동호회 회원이 준비하며 애를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임도를 다니는 것 보다는 색다른 맛을 느낌이 좋았고, 항상 느끼지만 차를 타고 다니면서 느낄수 없는  옛날길,농로를  자전거로 다니는 기분은 엠티버가 아니면 알수 없는 향기가 아닐까 싶다.
염포산 정상를 지나서 다운힐이 시작될즘 갑자기 허기가 느껴지고 온몸에 힘이 없이 축쳐지는 느낌에 어쩌면 오늘 완주를 못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데 뒤에 따라오든 금술회장님과 울산엠티비 안연모님이 용기를 넣어주어 함께 영양갱과 파워젤을 나눠 먹었더니 조금 나진듯하여 다운힐 을 시작해 본다.(점심 먹고 다시 씁니다. ㅋㅋ)
지난주 한번 와봤던 염포산 약수터에서 성내 삼거리에 이르는 다운힐 구간은 아기자기하고 재미가 있는 곳이다.
약간의 집중력과 조향력이 있으면 가능한 구간이라 생각되는데 역시 한번 꺼꾸로 쳐박아서 자전거를 냅다 집어 던지고 말았다.
자전거는 앞뒤 바퀴 잘 구르고 내몸은 까진곳 없는듯 싶어 툴툴 털고는 다시 올라타고 신나는 다운힐~
성내 삼거리에 이르니 자동차 총무 김광식님이 열심히 봉사 하고 계시네요.
감사 인사말 전하고 그래도 이번 구간에 제일 자신 있고 만만하다고 생각되는 마골산 소방서 업힐구간인데 조금 오르다 끌차 하고 말았다.
여기서 부터 같이 끌차를 시작한 울산 엠티비의 강모군, 이름이 정확히 기억 안나서 미안하다.
코카콜라 영업을 한다는 이 친구는 거의 나와 함께 동행을 했는데 처음에 하는 말투로 봐서는 아마 마골산 끝나면 중도 포기 할꺼라고 내내 떠들고 투덜거리며 갔는데 결국은 함께 하프코스 휘니시라인을 함께 통과 하였다.
이 친구가 끌차에 헤메고 같이 퍼질러 앉아 있을때  나에게 닭살 돋게 하는 말을  툭 하고 던지는데 과히 충격적이였다.
내가 아마 많이 쭈글거려 보여서인지 " 내가 힘이 없어서인지 자전거가 나빠서인지 디지게 어렵습니다. 어르신(닭살) 자전거는 좋아 보이십니다"라는것 아닌가?
갑자기 한펀치 맞아서 대응을 하지 못했는데 두고두고 아쉽다.
"강군~ 다음에 만나면 그냥 형님 정도로 불러주길 바라네~"
하여간 그래도 자신 있다고 생각한 마골산 입구에서 끌차를 하고 나니 어디까지 가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갈수 밖에 없어서 회장님과 둘이서 함께 다녔다.
오늘따라 군부대에서 정자고개까지 가는 길도 왜 이리 멀게만 느껴지고 물도 엄청 마시는듯 느껴졌다.
드디어 정자 고개~  울산엠티비 물오리님이 호각을 불며 무조건 정지를 시킨다.
그래 역시 안전이 제일이다.
고맙습니다를 외치고 그냥 다운힐을 하는데 이 기분으로 끝까지 내려가서 끝났으면 좋겠다만 약수터가 나오니 또 숨이 막힌다.
태화 엠티비 사장님이 다친 몸을 이끌고 나오셔서 반갑게 맞이 해주는데 열정이 참으로 대단하다 싶다.
나눠주는 떡이 엄청 무겁게 느껴지지만 배낭에 넣었는데 결국 이거 맛도 못보고 중간 휴식장소에서  그냥  진만아우님을 주고 맛도 보지 못하였다.
잠시 지체하는 사이에 보니 도로 아래서 업힐을 하는 두바퀴 유니폼이 있어 유심히 보니 진만아우님이다.
군부대 지나 약수터에서 부터 내리 쐈더니 출고 사무소가 나오더란다. ㅎㅎㅎ
무룡산 삼거리까지 업힐에 또 지친다. 삼거리 근처 10여미터를 놔두고 왼쪽 허벅지 안쪽에는 쥐가 나기 시작한다.
내려서 주무르고 다시 업힐하여 어름물 한모금에 더위를 씻고 출발 무룡산 임도를 끼고 돌아 간다.
풀코스 실력을 충분히 갖춘 회장님은 어제 문수산라이딩으로 컨디션이 파괴된듯 널널하게 타는 나하고 진만님을 핑게로 진만아우님과 내가 올라오자 셋이 함께 하는 널널라이딩이 시작된다.
중간에 가면 사각 정자가 있는데 거기가서 얼려온 막걸리를 한잔 하고 가잔다.
쉰다는 기대감으로 열심히 페달밟아서 드디어 사각정자에 이르러 배낭에서 먹을꺼 다 풀어 놓고 한잔 짠하니 하는데 어름이 적당히 녹아서 그맛이 기가 막히다.
울산 랠리라는 특성이 처음 참석 한다 하여도 어디서든 아래로 내려가면 포기가 쉬운코스이다보니 여기서 그만 두고 싶은 유혹이 강열히 일어난다.
벤치에 누워서 하늘을 보니 잠이 오려 하고 바람이 어찌나 시원하게 불어 주는지 이대로 머무르고 싶은 욕망에 눈을 감아도 보지만 그래도 시작을 했는데 풀코스는 못해도 하프는 해야지 하는 마음이 더 크다.
벌떡 일어나서 임도 쪽을 바라보니 몇몇 라이더들이 지나가는데 소리 질러도 여기를 바라보지 못하고 달린다.
배낭을 둘러메고 진만아우님과 회장님을 뒤로 하고 다시 라이딩을 시작한다.
난 아무래도 체력이 한수 아래다보니 먼저 출발해야 겨우 비슷해질꺼니...
얼마쯤 가다보니 다시 세명이 평행선이다.
또다시 가다보니 이제는 울산엠티비와 중공업 엠티비 각 한명씩이 우리와 비슷하게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6명 정도가 비슷비슷하게 널널조가 되어서 물도 나눠 먹고 김밥도 나눠 먹으며 울산랠리하프코스의 후미를 장식하고 있다.
업힐구간에 힘이 모자라 앉아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한명라이더가 내려오길래 바라보니 한울엠티비 의 태구님이다.
띵해진다. 인간도 아니다 싶다. 우린 하프코스도 아직 못가서 이러구 있는데 벌써 정자 바닷쪽을 내려갔다 오고 있는것이 대단하다 싶다.
옆에서 누가 나도 저 나이면..하지만 대단해보인다. 부러운 체력이다.
강군이 이제 거의 다와간다고 하는데 별로 믿어지지 않는다. 한참 남은듯 싶고 이젠 업힐에서 자꾸 다리에 쥐가 나려고 한다.
그럴때 마다 내려서서 허벅지를 주무르고 업힐을 하고 모처럼 다운힐 구간이 나오면 내리쏜다.
탄력으로 조금 더 올라가보려고...ㅎㅎㅎ
아~갑자기 빨간 유니폼 선명한 두바퀴 글씨와 로고가 보이네요.
자랑스러운 얼굴 김경원,홍종근님 두분이 전혀 지친기색 없이 풀코스 리턴라인을 라이딩하고 있네요. 기분 좋습니다.
자동차 최기수님이 끌차를 하며 오르고 있어서 인사를 나눕니다.
왜 내려오냐고 묻길래 하프코스만 하고 있다고 하니까 풀코스 하지 하며 지나갑니다.
정말 대단해 보이네요. 일부구간 끌차를 하지만 50넘는 나이에 풀코스에 도전하고 만들어 간다는 것이 부럽습니다.
좋은 생활 습관과 훈련으로 내년은 풀코스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게 만들어준다.
세상이 허락해준다면...
진짜로 다왔다는 강군 말을 믿고 마지막 업힐을 하여 휘니쉬라인에 도착하였는데 참으로 싱겁다.
임도 진입금지 파이프가 떡하니 가로 막고 있어서 마지막을 통과 하는 맛이 없다.
먼저 도착하신 라이더들이 반겨주는데 따듯한 동지애가 느껴진다.
기념촬영~
첨부터 끝까지 사진기 들고 수고해주신 건강미 넘치고 정말 까만분이 계셨는데 방어진엠티비 까만여시님이란다.
직접 참여한것 이상으로 열정적으로 여러 라이더를 챙겨주신것에 감사드린다.
휘니쉬라인부터는 평소 라이딩으로 낮익은 곳이다.
라이딩때 마다 참새 방앗간으로 쓰이는 포장마차에 역시 우리 두바퀴님들이 모두 기다리고 있었다.시원한 바람이 부는 평상에 앉아 팥빙수와 막걸리 한잔씩을 돌리고 북구청으로 향하는데 아래로 내려 올수록 최고 속도 74키로의 다운힐에 아스팔트의 열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고저차에 따른 기온차도 만만찮다.
북구청으로 오는길 내내 피로감이 밀려왔다.
북구청 입구에 댓자로 누워 자장면과 냉면을 시키고 뻗었다.
마지막 수정식당의 이창열님의 인삿말에서의 질문이 뜻깊다.
"오늘 만족하십니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습니까? "
한잔의 시원한 맥주를 나누며 하는 말이 울산 랠리를 일년에 한번 하는데 최악의 조건에서 했으면 좋겠단다. 최고로 더운날, 눈이 내리거나 비가 오는날이면 더욱 좋겠다는데 공감이 가는 말이였다.

한잔 마시고 붉어진 얼굴에 집까지 자전거를 타고갈 기운이 없다.
전화번호를 눌렀다.
어부인께~ 데릴러 와달라고~
그리고 북구청 입구에서 길게 누웠다.
웃는 소리에 눈떠보니 환하게 웃는 얼굴이 아침에도 봤고 어제 그제 그리고 이십년 전부터 오늘까지 변함 없이 바라보았던 얼굴이 있다.
노숙인 같았다나...


이제 겨우 일년을 탔지만, 탈수록 더 힘이 들지만 안전의 소중함을 항상 생각해본다.
건강한 오늘은 준 하늘께 감사드리고,
내년의 한층 발전된 5회 울산 울트라랠리를 기다려본다.

 

 

이천오년 8월 가장더운 말복에 제4회 울산 울트라 랠리 하프코스를 마치고~